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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ー들 ‘찌짐’도 모른다니..", 사라지는 부산말 학생들이 지킨다

202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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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짐이 뭐예요?”

부산 어르신이라면 귀를 의심할 말이다. 하지만 요즘 부산의 초·중학생 사이에서는 ‘찌짐(부침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게 들린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미디어에서도 표준어만이 통용되는 현실 속에서 부산말은 점점 아이들의 일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언어 소멸 단계로 분석

 

• 취약 단계(Vulnerable): 가정에서는 배우지만 공공영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음

 

•확실히 위기 단계(Definitely endangered):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음

 

•심각한 위기 단계(Severely endangered): 고령층 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음

 

현재 부산 사투리는 ‘확실히 위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공공기관과 교육 현장의 제도적 개입이 없다면, 한 세대 안에 자연 소멸될 위험이 크다. 부산말의 소멸은 단순한 언어 변화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정서, 정체성 단절을 의미한다.

“찌짐이 뭐예요?”

부산 어르신이라면 귀를 의심할 말이다. 하지만 요즘 부산의 초·중학생 사이에서는 ‘찌짐(부침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게 들린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미디어에서도 표준어만이 통용되는 현실 속에서 부산말은 점점 아이들의 일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학교에서부터 지역말을 지키자

 

부산말 부흥운동을 내세우는 부산학생들에 따르면 부산말 보존의 핵심은 학교라고 주장한다. 학생들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이며, 언어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라고 말한다.

 

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보존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1. 식단표에 지역말 병기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부산말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급식 식단표에 지역어를 병기하자.

예: “찌짐(부침개)”

 

교육청은 표기 기준표를 제공하고, 급식 관계자에게 교육을 시행하면 표기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필요시 아침 방송을 통해 음식명을 안내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기대 효과: 학생들이 부산말을 억지로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익히게 된다. 이는 지역 언어의 체계적 보존으로 이어진다.

 

2. 안내판과 표지판에 지역말 적용

 

학교 복도, 화장실, 쓰레기통, 화단 등 곳곳의 안내판에 부산말을 병기하자.

예:

 

“쓰레기통” → “씨레기통”

 

“복도에서는 정숙해주세요” → “복도에선 정숙해주이소”

 

“개나리” → “허새비꽃”

 

“민들레” → “씬내이”

 

 

병기 방식은 **지역말(큰 글씨) + 표준어(괄호 작은 글씨)**가 원칙이며, 그림말을 함께 쓰면 다문화 학생이나 외부 방문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 부산말 어휘 안내서 제작

부산말은 표준적인 체계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 교육청·국립국어원·부산대가 협력하여 표준화된 부산말 어휘집을 제작·배포해야 한다.

예: ‘머라꼬’X 와 ‘머락고O’ 중 하나로 표준 표기안을 통일

이 작업이 있어야 학교에서 표기 혼란 없이 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4.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

 

단순히 보는 수준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부산말의 날’ 지정

 

교내 방송, 자율활동 시간에 부산말 사용 권장

 

부산말 낭송대회 등 참여형 활동

 

이러한 활동은 언어 습득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학생들의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화할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

 

일부에서는 예산 부담을 우려하지만, 본 정책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아니다.

기존 급식 예산, 안내판 교체 예산, 체험 프로그램 예산 일부만 활용하면 충분하다.

또한 언어가 쇠퇴한 뒤 복원하려면 제주어·하와이어 사례처럼 수백억 원대 장기 복원비용이 필요하다. 지금의 작은 투자가 미래의 막대한 비용을 막는 셈이다.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 우려 해소

 

일부 학부모나 교육 관계자들은 “방언 사용이 정규 교육과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라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정책은 국어 수업을 대체하지 않는다. 학교생활 속 자연스러운 지역어 노출을 통해 부산말의 소멸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부산 학생들은 TV, 유튜브, 교과서, 시험 등에서 이미 압도적으로 많은 표준어를 충분히 접하고 있어, 표준어 습득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국어 수업은 기존과 동일하게 표준어 중심으로 진행되므로, 학생들의 표준어 구사 능력에 부정적 영향은 거의 없다.

 

필요시 사전 설명 자료, 공개 설명회, FAQ 배포 등으로 “표준어 교육 대체 아님”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학부모에게도 “비교과 활동 수준의 생활 속 노출”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부산말은 살아 있는 문화유산

 

부산 사투리는 단순한 말씨가 아니다.

‘거가’, ‘그라고’, ‘억수로’, ‘씨레기’ 같은 말에는 부산 사람 특유의 정서, 유머, 삶의 리듬이 담겨 있다.

이 언어는 부산의 문화유산이자, 세계 속 도시 부산의 ‘언어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언어가 사라지면, 그 언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정서와 기억도 함께 사라진다.

지금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찌짐’이라는 단어의 따뜻함조차 느낄 수 없을지 모른다.

 

즉 학교에서부터 부산말을 살리자. 이 안건은 비록 작은 시작이지만, 부산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현재 부산 사투리는 향후 몇 세대 뒤엔 사멸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지금이 결국 부산 사투리의 사멸을 막을수 있는 골든타임일 것입니다. 우리 지역의 자부심이자 세상엔 단 하나뿐인 부산 사투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지금이라도 나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