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시골장터 - 얼큰한 선지해장국이 일품

메뉴 선지해장국(5,000원),
업종 한식/밥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중구 대창동2가 13-7 전화번호 051-441-1913
영업시간 휴무
찾아가는법 부산터널 아래 봉래초등학교 인근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2-10-16 평점/조회수 5 / 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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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3차='시골장터-해장국'…얼큰한 선지해장국, 쓰린 속을 달래다

부산 중구 영주동 코모도호텔 근처에 해장국집이 있었다. 해장국 맛이 깊고 24시간 문 열어 놓는 집이라 찾는 사람이 많았다. 주인이 김명덕(55) 씨였는데, 수 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모두 아깝다 여기는 터였다.

'시골장터-해장국'. 김 씨가 2년 전 새로 문을 연 집이다. 영주고가도로 아래 좁은 골목,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적산가옥에 차린 밥집이다. 2층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오래 된 것이라 삐걱거린다. 밖으로 난 창을 통해 낙숫물이 보인다.

여기선 부산의 또 다른 막걸리 브랜드인 '산성막걸리'를 판다. 막걸리와 해장국을 달라 하니, 선짓국이 올라온다. 상에는 이런저런 반찬이 함께 오른다. 명태 껍질을 여러 채소와 무친 것, 바작바작 씹히는 게 특이한 맛이다. 쌉싸름한 정체 모를 나물 무침. 김 씨를 불러 물어보니 상추 무침이란다. 대 있는 상추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면 나물처럼 부드러워지고 쓴맛도 줄어든단다. 상추 겉절이와는 전혀 다르다. 남들은 버리는 대 있는 상추까지 반찬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 씨의 '애살'을 엿볼 수 있다.

귀한 것이 참죽나물로 만든 김치다. 완전히 익었다. "남편에게만 주는 것인데, 귀한 손님들이시라…"는 김 씨의 공치사가 밉지 않다. 선짓국 안 선지는 탄력이 있다. 진하고 상쾌한 맛이 난다. 선짓국은 먼저 선지를 푹 우려 깊은 맛을 뽑아낸 뒤 채소와 콩나물을 넣어서 다시 팔팔 끓여야 진하고 상쾌한 맛이 든다. 그런 선짓국에 약간은 뻑뻑하다 싶을 정도로 걸쭉한 산성막걸리는 잘 어울린다.

술잔이 오가는 걸 보고만 있던 김 씨, 자기에게도 한잔 달라고 한다. 죽 들이켜고 나선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내 고향이 경남 창원 상촌리였어. 시집을 갔는데, 시집이 부산 영도래. 그런데 가려면 배를 빌려야 한다는 거야. 아니 영도다리 있는데 무슨 배? 하이고, 알고 보니 영도가 아니라 가덕도였어. 너무 외진 촌이라 내가 시집 안올 줄 알았다나. 저 양반 나이도 속였어. 원래 나이대로라면 절대 결혼하면 안 되는 궁합이었던 거지. 위자료? 하하! 이미 때 늦은 걸 어쩌누…."

그런 푸념 아닌 푸념이 정겹다. 다 막걸리 때문이고, 비 때문이다.

선지해장국 5천 원. 부산 중구 대창동 2가 13의 7. 부산터널 아래 봉래초등학교 인근. 051-441-1913.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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