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오오쿠라 파스타 - 일본인 요리사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뉴 세트 A~F(15,000~77,000원)
업종 양식/부페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동 1514 센텀리더스마크 113호 전화번호 051-745-8458
영업시간 11:30~22:00 휴무 매주 일요일
찾아가는법 센텀리더스마크 113호 주차 가능
등록 및 수정일 12-11-01 평점/조회수 5 / 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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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난 5월, 해운대 센텀시티에 '오오쿠라 파스타'라는 이탈리아 음식점이 생겼다. 파스타의 맛이 괜찮다. 한국 사람에게 유달리 강하게 느껴지는 서양 요리 특유의 느끼함이 없다. 단골처럼 찾아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제법 타고 있다. 오오쿠라는 이 집에서 파스타 만드는 사람의 성(姓)이다. 오오쿠라 노리하루(55) 씨. 일본 사람이다. 확인되지는 않은 것이나, "(일본에서)교육방송 빼고는 방송이란 방송에서 다 취재했다"는 이탈리이 음식 요리사다. 디저트 케이크로 특히 이름이 높았다. 일본에서 그리 '잘나갔던' 사람이 지금 왜 부산에서 파스타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2층의 공간까지 합쳐 식탁 8개로 작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의 음식점이다. 피아노 선율이 잔잔하게 흐른다. 전체적으로 밝은 풀빛의 색조가 부드러운데, 식탁의 노란색 덮개가 인상적이다.

그 노란 덮개 위로 바게트가 놓이고, 옆에 피클과 올리브오일이 곁들여 놓인다. 오일엔 발사믹식초를 떨어뜨려 놓았는데, 거기서 기분 좋은 향이 나온다. 피클은 신맛이 강하다. 어정쩡한 단맛은 없다.

샐러드의 때깔이 좋다. 아삭거리는 게 신선한 재료들이다. 드레싱은 가볍다. 혀에 찜찜한 잔맛이 남지 않는다. 샐러드와 함께 맛보라고 '특별히' 내 준 홍합 수프(원래 세트에는 샐러드 아니면 수프 하나만 나온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다. 홍합 향에 섞여 바질의 향이 솔솔 풍긴다. 머리를 맑게 하고 식욕을 돋운다.

주 요리인 파스타. '조개 아스파라 바질 스파게티'란다. 이름 그대로, 면 주위로 조개를 두르고 위에 아스파라거스와 방울토마토를 올린 뒤 바질로 향신의 효과를 노렸다. 면이 잘 삶겼다. 지나치게 굳거나 퍼지지 않았다. 적당히 씹히는 느낌이 든다. 면 사이로 부드러운 오일소스가 섞여든다. 소스가 강하지 않아 면 자체의 맛을 방해하지 않는다. 면에는 조개에서 우러나는 구수함까지 묻어있다.

보통의 디저트 케이크와 함께 나온 무화과 디저트. 익힌 무화과 속에 크림 등을 넣었다. 상큼달큼하다. 이런 걸 어찌 만들었나 싶다. 커피를 곁들이니 상큼달큼함이 배가 된다.

비교적 '만만해서' 시킨 A코스(1만 9천500원)가 그랬다. A코스에서 디저트와 커피를 빼면 B코스(1만 5천 원)가 된다. 그런 A코스를 기준으로 와인, 고기·생선 요리 등을 더하거나 빼는 데 따라 F코스까지 있다. 제일 비싼 게 E코스로 7만 7천 원이다.

벽면에 흑판이 있고 거기에 '오늘의 파스타'를 적어 놓았다. 연어크림스파게티, 멜란자네 등 5가지 정도가 보이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종류가 바뀐다. 제철 재료를 쓰고자 그리 한단다. 손님은 먼저 각 코스를 선택하고, 그 안의 파스타를 따로 주문하면 된다. 디저트는 매일 종류가 바뀐다.

부산에서 요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휙휙. 요리하는 오오쿠라 씨의 손이 엄청 빠르다. 파스타 면을 삶는가 싶은데 어느새 칼을 들고 과일을 다듬고 있다. 디저트 케이크 모양 다듬다 또 금방 샐러드 소스를 뿌리고 있다. 주방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이른바 오픈 키친이다. 거기서 오오쿠라 씨는 보조하는 사람 없이 혼자서 요리를 만들어 낸다. 그 모습이 담담하나 어쩐지 당당해 보인다.

일본 규슈의 벳푸가 고향인 사람. 항구도시에서 자라 바다를 좋아한다. 그의 요리에는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는데,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는 올해로 36년째다. 도쿄와 나고야 등에서 활약했다.

"베이스는 이탈리아 요리지만, 제가 생각하고 연구한 것을 '토핑'한 것, 그러니까 오오쿠라식 이탈리아 요리라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이탈리아에선 소스든 재료든 한 번에 확 볶아버리는데, 전 하나하나 세심하게 들어가거든요. 홍합 같은 해산물은 열이 많이 통과되면 맛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익히는 중간에 뺐다가 나중에 전체를 볶을 때 다시 넣고 그래요. 토마토도 껍질을 일일이 다 벗겨서 먹기 쉽게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손이 많이 가지만 그게 또 오오쿠라식이죠."

'오오쿠라 파스타'의 주인은 오오쿠라 씨가 아니다. 주인은 백기옥(36) 씨다. 투자·경영은 백 씨 몫이고, 오오쿠라 씨는 요리만 한다. 그런데도 상호를 '오오쿠라 파스타'라 한 것은 그의 솜씨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재료 선정이나 메뉴 짜임은 전적으로 오오쿠라 씨에게 맡긴다.

백 씨와의 인연은 백 씨의 약혼남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백 씨는 일본에서 오래 직장생활을 했다. 백 씨의 약혼자가 일본에서 오오쿠라 씨의 요리를 맛보고는 반해 단골이 되면서 친분을 맺게 됐고, 자연스레 백 씨와도 가까워졌다. 백 씨가 부산에 이탈리아 음식점을 내겠다 마음 먹은 것도 순전히 오오쿠라 씨 때문이었다.

오오쿠라 씨가 백 씨의 제의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그즈음 고민이 많았던 때문이었다. 가만 생각하니 남은 인생에서 요리할 수 있는 기간이 불과 10년. 그다지 쓸 데가 없으니, 돈 더 벌 생각은 없고…. 백 씨처럼 자기 요리를 좋아해 주는 한국 사람을 위해 요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해 보자, 그랬단다.

"부산이 좋습니다. 바다가 좋거든요. 바다가 좋으니 제 요리에 쓸 해산물이 좋습니다. 신선합니다." 말하자면, 자기 요리에서 최고로 자부하는 바는 신선함이라는 것이다.

오전 11시30분에 문 열어 오후 10시에 문 닫는다. 그러니 음식 주문은 오후 9시까지만 받는다. 일요일 휴무. 부산 해운대구 우동 1514 센텀리더스마크 113호. 051-745-8458.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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