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맛집

전문통닭 - 닭한마리를 통째로 튀겨낸 옛날통닭

메뉴 옛날통닭 한 마리 (14,000원),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15,000원) 프라이드치킨 양념 한 마리 (15,000원)
업종 술집 글쓴이 여기부산
주소 부산 북구 화명동 962-9 전화번호 051-335-6860
영업시간 06:00 ~ 01:00 휴무 연중무휴
찾아가는법 북구 화명동 화명중학교 맞은편
주차 주차불가
등록 및 수정일 11-11-10 평점/조회수 5 / 6,155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본문

사실 자장면집과 통닭집은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 있어야 한다. 그것들을 먹으러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화 한 통이면 늦어도 30분 이내에 집으로 배달이 가능해야 한다. 기자의 지론이다.

그런데 기자의 지인 K에게는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가서 먹는 통닭집이 하나 있다. 집은 해운대인데, 북구 화명동까지 통닭을 먹으러 다닌다. 뭐하는 짓인가? 이건 기자의 지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다. 그래서 한 번 따라가보기로 했다.

상호명부터 범상치 않다. '전문통닭'이다. '통닭전문'도 아니고. 좁은 가게 안으로 테이블 세 개 정도가 놓여있다. 따로 조리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 출입구 옆으로 그저 닭 튀기는 기계 하나가 서있을 뿐이다. 허름하다. 이런 가게 좋아한다. 이런 가게는 으레 두 종류다. 장사할 뜻이 없거나, 맛에 자신이 있거나. 20년이 넘도록 이 자리에서 닭을 튀겨 팔았다고 하니 전자는 아니다. 그럼 후자다.

K가 '옛날통닭'을 하나 시킨다. '그게 뭔가' 했다. 나중에 보니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낸 것'이더라. 날개에 다리까지 그대로 달려 있는 닭 한 마리가 접시 위에 올라온다. 물론 머리는 없다. 옛날 명절날 잔칫상에 오르던 그 닭이다.

K가 손을 뻗어 닭다리 하나를 '쭉' 잡아 뜯는다. 그렇게 뜯어낸 닭다리를 들고 "이 맛에 이 집엘 온다"고 한다. "뭔가 욕구 불만이 있는 건 아니냐"라고 말하려다 참는다. 그것보다 하나 남은 닭다리를 사수하는게 급하다. 기자 역시 얼른 닭다리 하나를 잡고 시식에 들어간다.

한 입 베어 먹으며 K를 쳐다본다. 기자의 시선을 의식한 K는 '그것 봐라'는 듯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는다. 맛있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튀겨 오히려 더 맛있다. 닭껍질의 고소함과 바싹함이 잘 살아난다. 육질 또한 쫄깃한 것이 씹는 맛이 좋다. 찍어먹는 소스도 없다. 그저 소금 뿐이다. 옛날 생각난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거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수많은 옵션들이 때로는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한다. 커피전문점 메뉴판에 적혀있는 다양한 이름의 커피들 중 기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몇 안된다. 결국 아메리카노 아니면 카페라떼를 주문한다. 그럴 때면 옛날 '다방 커피'가 떠오른다. '그냥 커피'와 '아이스커피'면 충분하던 시절이었다.

닭도 마찬가지. 최근 수많은 닭고기 체인점들이 문을 열고 또 문을 닫는다. 통닭이 유행하더니, 찜닭이 그 자리를 꿰어차고, 다시 저마다의 독특한 양념을 내세운 훈제가 유행한다.

이런 '닭들의 전쟁' 시대에 추억의 옛 맛을 다시 경험할 수 있게 해준 K에게 고맙다. 20년이 넘도록 이 맛을 유지해 온 '전문통닭'에도 심심한 감사의 뜻을 밝힌다. 물론 일반 프라이드치킨도 판매한다. 옛날통닭 한 마리 1만 3천 원,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1만 4천 원. 북구 화명동 화명중학교 맞은편. 오전 10시~다음날 오전 1시 영업.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휴무. 051-335-6860.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총 0건 / 최대 200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