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부산의 운전자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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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5,240 작성일08-08-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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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나서 20년간 살다가 외지에서 20여년째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곳(서울입니다)에서 생각하는 부산의 교통은 최악입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도로시설 열악하고, 사람들은 다혈질이고 운전은 험악하게 한다." 입니다. 그런데 이번 휴가기간 참으로 흐뭇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처가와 본가가 모두 부산이라 1년에도 몇번씩 부산에 가지만 주로 기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산에서 운전할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휴가기간중 3박4일을 부산에 머물면서 본가 처가를 오가고 송정에 두번 일광에 한번 들렀습니다. 공사중인 곳도 많고 도로가 막히는 것은 예전과 별 차이가 없어보였습니다. 그러나 운전하는 분들의 태도는 기존 제 생각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좁은 길에서 큰 길로 나오는데 많은 차들이 제게 양보해 주셨습니다. 이 곳에서 운전을 하던 습관대로 저정도 거리면 진입이 힘드니 저 차를 보내고 들어가야지 생각하고 서 있는데 저보고 들어가라고 속도를 줄이시더군요. 차선체계를 잘 몰라 잘못 들어선 차선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깜박이를 켰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장에서 경마공원으로 넘어오는 좁은 길에서 운전연습을 하는 차를 만나 뒤로 수십대가 따라가면서도 경고의 클락션 소리 한번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린이 대공원 앞 로터리에서도 참으로 여유롭게 운전들을 하시더군요. 물론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운전자도 있었습니다. 장전동 LG마트에서 주차를 하는데 바로 옆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에 주차한 젊은이들. 쇼핑을 마치고 나오니 차는 없더군요. 잘못 주차한 걸 알고 스스로 다른 곳에 세웠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체적으로 여유있게 운전하는 부산분(저도 어딜 가나 부산사람이라고 말합니다)들. 그게 뭐 대단한 일이고 감동씩이나 할 일이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고향 부산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하나 깼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릅니다. 이번 휴가기간중 경기 번호판을 달고 부산 물을 흐렸던 사람이 부산 운전자들께 경의와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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